마르티넬리 루체 피피스트렐로 (Martinelli Luce Pipistrello), 지금 가장 핫한 명품 조명 커버 이미지

마르티넬리 루체 피피스트렐로 (Martinelli Luce Pipistrello), 지금 가장 핫한 명품 조명

게시일2023.05.08

"아름다운 것이 가장 유용합니다. 공간의 힘을 믿는 당신을 위한 보블릭 매거진, 인테리어티쳐에서 만나보세요."

최근 인스타그램에서는 토고 소파와 함께 많이 보이는 조명이 있습니다. 바로 마르티넬리 루체(Martinelli Luce)의 피피스트렐로(Pipistrello)입니다. 1960년대에 탄생한 이 조명은 ‘박쥐’를 뜻하는 이름처럼 박쥐의 날개를 닮은 전등 갓과, 세련된 스탠드의 조화로 최근 많은 사랑을 받고 있죠. 이 조명을 디자인한 사람은 세기의 여성 건축가인 가에 아울렌티(Gae Aulenti, 1927-2012)입니다.

피피스트렐로를 포함하여 세상을 떠난 그녀가 남긴 제품들은 인스타그램 피드에 보이면 ‘저장’을 누를 수밖에 없는 매우 특이한 디자인으로 가득한데요, 오늘은 가에 아울렌티에 대한 이야기와 그녀가 만든 독특하고 아름다운 가구와 조명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모든 관념들을 허물었던 여성 건축가

이탈리아 북동쪽에 있는 마을인 ‘Pallazo Dello Stella’에서 태어난 가에 아울렌티는 보수적인 부모님의 바람에 따라 피아노를 연주하고 책을 읽으며 자랐습니다. 하지만 그녀가 하고 싶은 건 건축가였습니다. 그녀는 유년기에 종종 Gae라는 이름이 Guy(남자)와 발음이 유사하여, ‘남자다운 여자’라는 말을 듣곤 했는데 이러한 농담에 오히려 힘을 얻어 그녀는 밀라노 폴리테크닉대학교에서 배출된 20명의 건축학도의 여성 두 명 중 한 명으로 졸업하여 완곡히 건축가로서의 길을 걷기 시작합니다.

그녀는 졸업 이후 건축잡지인 카사벨라(Casabella)의 아트 디렉터로 입사합니다. 이때 그녀의 디자인 철학이 자리 잡게 되는데요, 그녀의 동료들과 함께 르 코르뷔지에(Le Corbusier)가 제시한 모더니즘을 거부하고 전통을 보존하며 시대의 개성을 존중하는 ‘신자유운동(Neo-Liverty Movement)’을 펼치며 그녀의 철학이 담긴 건축을 시작하게 됩니다.

그렇게 백화점, 오피스 등 수많은 실내 건축을 진행하며 그녀의 업적들을 조금씩 쌓아 가다가, 1981년 프랑스의 기차역을 오르셰 미술관(Musée d ‘Orsay)으로 개조하며 이름을 떨치기 시작합니다. 그녀는 오래된 건물의 기능을 유지하면서 현대적인 기술을 접합하는 자신만의 무기를 오르셰에 과감하게 접목했고, 오르셰는 1800년대의 기차역을 그대로 보존하면서 최적의 미술관으로 아름답게 재탄생한 랜드마크가 되었죠.

이후 그녀는 팔라쪼 그라시(Palazzo Grassi)라는 18세기 베네치아의 건축물과 샌프란시스코의 도서관을 미술관으로 개조하며 최고의 리노베이션 전문 디자이너가 되었습니다.

중성적인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아울렌티의 가구와 조명

가에 아울렌티는 인테리어 디자인을 진행하면서, 공간 안에 들어가는 가구들도 함께 디자인하기 시작합니다. 그녀의 가구 디자인 또한 기하학적인 모양이 많이 들어가며 전통적인 패턴과 산업 재료들을 적극적으로 사용한 것이 특징입니다. ‘한가지 스타일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표현을 할 수 있는 디자이너가 살아남을 수 있다는 명언’을 남긴 아울렌티는 정말 다양한 그녀만의 표현들이 담긴 가구와 조명들을 세상에 선보이게 됩니다.

1. Pipistrello by Martinelli Luce

그녀의 디자인 중 가장 상징적인 디자인으로 꼽히며, 약 60년이 지난 지금도 판매가 되는 피피스트렐로(Pipistrello) 조명입니다. 1965년 이탈리아의 조명 회사인 마르티넬리 루체 (Martinelli Luce)를 위해 디자인한 조명은 박쥐를 닮은 유기적인 디자인의 전등 갓과 그와 대비되는 기하학적인 원통형 기둥, 그리고 살짝 변주를 준 원뿔형 베이스를 매칭시켜 전등갓과 기둥이 아름다운 조화를 이룹니다.

2. Quadrifoglio by Harvey Guzzini

피피스트렐로를 이어 디자인 명맥을 잇는 두 번째 조명을 만듭니다. 바로 콰드리폴리오 (Quadrifoglio)라는 조명인데요, 아름다운 곡선의 플라스틱 전통 갓과 간결하지만, 독창적인 크롬 베이스가 특징입니다. 마늘종과 구름을 닮은 독특한 색상의 플라스틱 조명 갓은 불을 켰을 때 따뜻한 빛을 발산하고, 70년대의 이탈리아 디자인이 그대로 담겨있어 생산되지 않지만, 현재도 빈티지 마켓에서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습니다.

3. Pileino lamp by Gae Aulenti

플라스틱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유명한 조명 회사인 아르떼미데(Artemide)를 위해 디자인한 Pileino 램프는 두 부분으로 나뉘는 반구형 흰색 몰드 플라스틱이 서로 움직이며 유연하게 빛을 조절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또한 우주에서 사용될 것 같은 스페이스 에이지(Space Age)정신이 담긴 디자인으로 지금은 단종되었지만, 시대를 초월한 디자인 때문에 이 조명 또한 빈티지 마켓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4. Tavolo Con Ruote by Knoll & Tour Table by Fontana Arte

1980년대 가구 회사인 놀(Knoll)을 위해 제작한 Tavolo Con Ruote 테이블과 폰타나 아르떼(Fontana Arte)를 위해 디자인한 Tour 테이블입니다. 철저히 산업 재료만을 이용하고, 팝아트적인 요소가 돋보이는 타볼로 테이블은 미니멀하고 날렵한 디자인을 보여주며 쉽게 위치를 이동할 수 있고, 하나의 디자인 요소가 되는 카트의 바퀴가 달려있어 마치 레디메이드 (Ready-Made) 작품 같은 느낌을 연출합니다. 당시 개인용 컴퓨터가 보급되어, 컴퓨터를 쉽게 옮길 수 있는 것에 착안하여 만들어진 이 테이블은 현재 바퀴가 달린 컴퓨터 책상의 시초가 되었다고 합니다.

5. Locus Solus Collection by Poltronova

이탈리아 가구 브랜드 폴트로노바 (Poltronova)를 위해 제작한 혁신적인 리빙 컬렉션인 로커스 솔루스 (Locus Solus)도 빼놓을 수 없는 아울렌티의 주요한 디자인 작품입니다. 한두개의 미니멀한 철제 파이프를 이용하여 테이블, 의자, 플로어 램프 등을 제작한 로커스 솔루스 컬렉션은 깔끔한 라인과 미니멀한 미학을 기조로 디자인하는 아울렌티의 디자인 정신이 녹아있으며 전통적인 패턴이 담긴 천을 이용하여 과거를 존중하며 실내외에서 사용할 수 있는 사용 공간의 유연성 또한 고려한 컬렉션입니다.

유용한 아름다움을 제안하는 프리미엄 가구 셀렉트샵, 보블릭 매거진 - 심상윤 에디터

가에 아울렌티는 그녀의 재능과 독특한 디자인뿐만이 아니라 디자인 산업에서 다양성과 평등을 촉진하려는 노력으로도 유명했는데요, 그녀는 배경이나 사회적 지위와 관계없이 누구나 디자인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믿었기 때문일까요. 그런 믿음은 그녀를 20세기의 가장 중요한 디자이너 중 한 명으로 확고히 하게 되었습니다. 그녀의 디자인 유산들은 전 세계의 디자이너와 건축가에게 계속 영감을 주고 있으며, 그녀의 작업은 지금도 여전히 많은 나라에서 판매되고, 사랑받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가에 아울렌티의 제품 중 어떤 것이 가장 창의적으로 느껴지셨나요?

최신 매거진

모든 매거진


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