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츠한센을 장난감보다 더 좋아한 5살, 가구브랜드를 만들다
게시일2023.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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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년에 걸쳐 한곳에서 오래 맛있는 음식을 내어 주는 곳을 ‘노포’라고 불립니다. 노포에서 만드는 음식은 예로부터 지금까지 같은 맛을 선사하기에 발길이 끊이지 않습니다. 노포가 가진 매력은 수십 년간 찾아온 단골들에겐 추억을 선물하고 새로운 손님들에겐 따뜻한 인상과 감격스러운 맛을 선사하는 점에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에서 멀리 떨어진 덴마크엔 을지로 노포의 음식같이 진중하고 따뜻한 정신을 보여주는 가구 브랜드가 있습니다. 바로 ‘랑게 프로덕션(Lange Production)’입니다.
옛날의 수공업을 고수하며 정성스레 제작되고 있는 랑게 프로덕션의 가구는 숙련된 장인들이 쌓아 올린 기술력과 최고의 재질을 사용하여 완벽한 품질과 마감을 보여줍니다. 그런 그들의 가구가 현재까지 판매될 수 있었던 건 노포의 조리장 같은 가구를 향한 창립자 헨릭 랑게(Henrik Lange) 한결같은 열정 때문이었습니다. 창립자 헨릭 랑게의 남다른 미감과 열정에서 시작된 랑게 프로덕션,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는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5살때부터 가구 수집을 시작한 창업자 헨릭 랑게
덴마크 가구로 꽉 채워진 집에서 태어난 창업자 헨릭 랑게(Henrik Lange)는 고조할머니가 돌아가시고 5살 때 물려받은 막대한 유산으로 자신의 어머니에게 ‘프리츠한센(Fritz hansen)의 케비(Kevi)체어를 구매하고 싶어요’라고 말합니다. 유년기 시절이라면 보통 장난감이나 문구, 과자를 구매할 나이지만 그는 재벌 집 막내아들의 주인공처럼 정말 남다르게 일찍 가구의 아름다움에 눈을 뜨고, 프리츠한센(Fritz hansen)의 의자를 시작으로 가구를 수집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아름다운 가구를 마구잡이로 사 모았지만 나이가 들어가며 그의 안목도 같이 성장하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랑게가 20대가 되었을 때 이미 웬만한 가구 갤러리들이 가지고 있을법한 컬렉션들을 소유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또한 안정적인 삶을 원했기 때문에 20대 후반에 들어 노키아에 다니는 회사원이 되었습니다. 랑게는 파워포인트나 엑셀을 만드는 것 대신 자신이 좋아하는 가구를 만들어서 판매하고 싶었고, 나아가 자신만의 가구 브랜드를 만드는 것에 눈을 돌립니다.
아까운 디자인의 단종 가구, 직접 재생산 하기로 다짐하다
랑게는 회사에 다니는 도중에도 가구를 구매하기 위해 매번 디자인 경매에 참여하는 것이 취미였습니다. 그는 막대한 유산을 바탕으로 한 컬렉션을 가지고 있었기에 원하는 가구들을 쉽게 손에 넣을 수 있었지만 좀처럼 손에 들어오지 않는 가구가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메뚜기를 닮았으며 아름다운 곡선으로 이루어진 ‘FK87 Grasshopper Chair’입니다.
FK87은 1964년 쾰른 가구 박람회에서 공개되었고 독일의 Kill international이라는 가구 업체에서 60년대에 출시 후 생산했습니다. 덴마크 건축가 듀오였던 Fabricius & Kastholm의 FK 시리즈는 철을 과감하고 아름답게 사용하여 나무를 사용한 가구가 주를 이뤘던 덴마크 디자인에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하지만 두 디자이너의 분쟁으로 생산한 지 8년 만에 단종되었고, 아름답지만 생산이 까다로워 세상에 나온 수량이 많이 없었습니다. 그 때문에 FK87은 단종 이후 경매에 출품만 되면 매번 신고가를 갱신하기 시작했습니다.
랑게는 FK87을 구매하기 위해 매번 경매에 참여했지만, 늘 자신이 예상하는 가격보다 훨씬 상회한 가격에 낙찰되었고, 가지지 못하면 더 가지고 싶은 인간의 심리는 그에게도 똑같이 적용되었기에 더 열심히 경매에 참여하며 마침내 구입하게 됩니다. 어렵사리 손에 넣긴 FK87에 앉아 지내던 어느 날, 그는 단종된 FK87을 자신이 만들어서 생산해보면 어떨까? 라는 의문을 가지게 됩니다.
과거와 현재를 잇기 위한 노력
랑게는 FK87을 제작한 듀오 중 한 명이자 FK 시리즈의 판권을 보유하고 있는 요르겐 카스트홀름 (Jørgen Kastholm)에게 찾아갑니다. 그리고 그가 지금까지 모은 컬렉션을 보여주며 가구에 대한 자신의 열정에 대해서 어필한 뒤, FK87을 재생산해 보고 싶다며 판권을 요구합니다. 처음엔 좀처럼 설득이 되지 않았던 카스트홀름은 오랜 고민 후 그에게 판권을 줄 수 있는 몇 가지 조건을 그에게 내밀었습니다.
‘새 제품의 품질이 오리지널의 품질을 뛰어넘어야 합니다’ ‘60년대에 만들어졌던 공장에서, 그때 사용되었던 장비로 만들어져야 합니다’ ‘FK87을 포함한 ‘Fabricius & Kastholm’이 만들었던 가구 라인업을 모두 재생산해야 합니다.’
랑게는 오히려 카스트홀름이 내건 조건들이 좋았습니다. FK 시리즈의 헤리티지를 지키면서, 최신 기술과 결합해 훨씬 더 좋은 품질의 가구들을 생산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이 꿈꿔왔던 FK87을 다시 세상에 내놓을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흔쾌히 수락하며 판권을 따낸 그는 곧바로 자신의 자본을 투입하여 멈췄던 독일의 가구 공장을 다시 매입하여 일으키고, 생산 중단과 함께 휴직했던 덴마크와 독일의 장인들을 다시 공장으로 불러들인 뒤, 60년대에 사용되었던 오래된 장비를 재정비하고 최상급의 목재, 강철, 가죽을 공수하여 옛날의 기술과 최상급 재료로 FK 시리즈를 재탄생 시킵니다.
열정과 진심이 담긴 랑게 프로덕션
수십 년에 걸쳐 한곳에서 오래 맛있는 음식을 내어 주는 곳을 ‘노포’라고 불립니다. 노포에서 만드는 음식은 예로부터 지금까지 같은 맛을 선사하기에 발길이 끊이지 않습니다. 노포가 가진 매력은 수십 년간 찾아온 단골들에겐 추억을 선물하고 새로운 손님들에겐 따뜻한 인상과 감격스러운 맛을 선사하는 점에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에서 멀리 떨어진 덴마크엔 을지로 노포의 음식같이 진중하고 따뜻한 정신을 보여주는 가구 브랜드가 있습니다. 바로 ‘ #랑게프로덕션 (#LangeProduction )’입니다. 옛날의 수공업 공정을 고수하며 정성스레 제작되고 있는 랑게 프로덕션의 가구는 숙련된 장인들이 쌓아 올린 기술력과 최고의 재질을 사용하여 완벽한 품질과 마감을 보여줍니다. 그런 그들의 가구가 현재까지 판매될 수 있었던 건 창립자 헨릭 랑게 (Henrik Lange) 한결같은 열정 때문이었습니다.
랑게는 랑게 프로덕션의 가구를 생산할때 ‘형태, 기능, 미감’을 가장 중요시 여겼고, 그에 부합하는 FK87을 비롯한 FK 시리즈들이 하나둘 세상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FK 시리즈는 그동안 빈티지 가구로만 구매할 수 있어 아쉬웠던 소비자들에게 무수한 찬사를 받았으며 60년대의 제품을 가지고 있던 컬렉터들도 가구를 수리할 수 있는 곳이 생겨 랑게 프로덕션의 출시를 반겼습니다. 랑게 프로덕션은 예전 FK 시리즈를 생산하였던 킬 인터내셔널 (Kill international)처럼 장인정신과 기능성을 강조하며 제품들을 생산해나갔고, 이후 GJ 체어를 만든 Grete Jalk처럼 현재 활동하고 있는 디자이너들의 가구들도 소개하며 Moma에서 소장하게 이어주는 등 과거와 현재를 잇는 역할을 합니다.
‘매일 당신을 행복하게 하지 않는 일을 하는것은 오래 갈 수 없어요. 그리고 일을 행복하게 할수록 더 많은 열정을 쏟아붓게 되죠. 제가 운영하는 랑게 프로덕션 뿐만 아니라, 덴마크의 모든 훌륭한 기업들은 열정들이 모여 이루어졌습니다’
랑게 프로덕션은 비록 옛날의 제품을 재생산하는 브랜드이기 때문에 오리지널을 생산하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디자인의 독창성을 진심으로 존중하고 옛날의 제품과 똑같은 기술의 장인정신으로 만들어 아름다움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가구들을 꾸준히 판매하며 컨템포러리 하이엔드 브랜드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디자인 가구에 대한 애정과 열정으로 시작하여 이젠 머나먼 한국의 여러 딜러에서도 꾸준히 팔리고 있는 랑게 프로덕션에 대한 이야기는 현재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유용한 아름다움을 제안하는 프리미엄 가구 셀렉트샵, 보블릭 매거진 - 심상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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