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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비올로 체어, 물의 파동을 그대로 얼려 만든 가구

게시일2023.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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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 아라드가 디자인한 조각들

잔잔한 물가에 돌을 던지면, 자연스럽게 동그란 파동이 생깁니다. 그러한 물의 파동을 그대로 얼려 가구의 형태에 접목한다면 어떤 모습일까요? 이스라엘 출신의 디자이너 론 아라드(Ron Arad)는 선형의 물결을 가구 디자인에 녹여 아름다운 조형물 같은 가구를 디자인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20세기를 대표하는 산업디자이너이자, 수많은 아이코닉한 가구들을 탄생시킨 론 아라드, 그가 디자인한 주요한 가구들을 알아보았습니다.

1. 론 아라드는 누구일까요?

독특한 디자인들로 인해 가장 영향력 있는 산업디자이너중 한명으로 평가받는 론 아라드는 1951년 이스라엘의 텔아비브라는 지역에서 태어나, 예술 학교를 졸업한 후 영국에서 건축 공부를 하였습니다. 이후 건축 업계에서 일을 하다가 제품과 작품 제작에 관심이 생겨 제품디자인과 예술 활동도 병행하게 됩니다.

그는 하이테크적인 디자인 보다, 버려진 것의 재발견에 대해 디자인하고 싶어 하였습니다. 그 첫 번째가 로버 체어 (Rover Chair,1981)입니다. 영국을 대표하는 자동차였던 ‘로버 미니’의 의자를 폐차장에서 가져온 뒤 철 파이프를 달아서 가정용 의자를 만들었습니다. 새로운 것들의 탄생으로 한없이 폐기되는 산업용 쓰레기들에 대한 비판적인 메시지를 담기 위함이었고, 지속가능성보다 끊임없는 발명에 초점이 맞추어졌던 당대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던 의자입니다.

이후엔 당대에 최상의 재료로 디자인되었던 스테레오를 오래되보이는 콘크리트로 만든 작품, ‘콘크리트 스테레오’ Concrete Strero (1983) 작품을 제작합니다. 콘크리트 스테레오는 한없이 낡아 보이는 콘크리트지만, 오히려 매끄러운 케이스를 사용하는 것과 큰 차이가 없는 성능을 보여줌으로써 하이테크에 대한 의문을 또다시 던집니다.

론 아라드가 단지 디자이너가 아닌, 현대미술작가의 역량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세상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고, 그의 독창성이 더욱 높게 평가되었던 작품입니다. 그 이후, 론 아라드는 건축을 떠나 유수의 리빙 브랜드인 카르텔, 비트라, 모로소 등과 작업하며 그의 작품을 전 세계에 보급하는 초석을 깔게 됩니다.

2. 론 아라드가 만든 가장 유명한 의자, 톰 백(Tom vac) 체어

1997년,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 참가했던 도무스 매거진(Domus Magazine)은 그들의 부스가 디자인 위크에서 크게 주목받길 윈했고 론 아라드에게 주목받을 수 있는 조형 작품을 의뢰합니다. 론 아라드는 도무스를 위해 ‘토템(Totem)’이라는 조각 작품을 제작하였고 토템은 자신이 만든 의자를 100개 쌓아 올린 매우 높은 탑이었습니다.

설치 후 도무스 부스는 많은 주목을 받았으며, 론 아라드와 도무스가 서로 도움이 되는 성공적인 조형 작품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론 아라드가 이 탑을 만든 진짜 이유는 바로 진공 성형 알루미늄으로 자신의 의자를 만들어보기 위함이었고 ‘토템’을 만든다는 변명으로 의자를 디자인하였다고 추후에 밝혔습니다.

밀라노 디자인위크의 설치작품이었던 Totem에 사용된 의자는 추후 ‘Tom bac’이라는 이름이 붙습니다. Tom vac은 다른 톰백 체어의 다리가 들어갈 구멍이 뚫려있으며, 마치 물의 파동이 그대로 의자에 담겨있는 듯한 디자인으로 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파동 같은 디테일은 아름다울 뿐 아니라 쌓았을 때 의자가 움직이지 않게 서로 고정해주는 역할도 합니다. 단지 디자인 위크의 조형물로만 쓰이기엔 너무 아쉬웠던 Vitra의 이사는 아름다움과 기능성 두 가지를 완벽하게 잡은 톰 백 체어를 같이 생산해보면 어떻겠냐고 제안합니다.

그렇게 대량 생산을 위해 알루미늄이 아닌 플라스틱 재질을 활용한 Tom Vac 체어가 탄생하게 되고 미래지향적인 디자인과 공간에 제약이 없고 쌓을 수 있는 점 등 여러 매력으로 인해 향후 론 아라드가 디자인한 의자 중 가장 많이 팔린 의자로 기록됐습니다.

그는 아직도 가끔 인스타그램에서 ‘Tom vac’을 검색해보며, 사람들이 자신이 디자인한 의자를 사용하는 모습을 보고 뿌듯함을 느끼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현재는 론 아라드와의 계약 종료로 단종되어 세컨핸드 제품으로만 접할 수 있습니다.

3. 물결을 담은 또 하나의 디자인, 마지스(Magis)의 라비올로 (Raviolo) 체어

톰 백 체어는 내부에 물결을 담았다면, 마지스의 라비올로 체어는 의자 외부에 물결 모양의 패턴을 담아 디자인된 플라스틱 체어입니다. 톰 백체어와 달리 론 아라드가 시작부터 대규모 생산을 목표로 조형적이며 기능적인 것에 초점을 맞추어 디자인하였습니다. 라비올로 체어는 생산 방법이 조금 까다로우나 마지스의 플라스틱 성형 기술력과 론 아라드만의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이 합쳐져 세상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론 아라드는 라비올로 체어를 디자인하며 신체적인 곡선에 대해서 연구를 많이 하였습니다. 플라스틱은 탄성 없이 딱딱한 소재이기 때문에 그만큼 신체의 윤곽에 잘 맞아야 편안한 착석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마지스의 라비올로 체어는 기존의 플라스틱 의자와 달리 몸의 평균적인 굴곡에 맞게 디자인되어 더욱 편안합니다. 또한 자외선 차단 코팅이 되어있기 때문에 밖과 안을 자유롭게 오가며 사용할 수 있어 어떤 공간에서든 사용할 수 있는 의자입니다.

4. 우리 집에 현대미술 작품이, 마지스의 Voido 체어

유용한 아름다움을 제안하는 프리미엄 가구 셀렉트샵, 보블릭 매거진 - 심상윤 에디터

단순해 보이는 디자인의 보이도 (Voido) 체어는 의외로 수많은 조형적인 실험과 복잡한 생산 과정을 걸쳐 탄생한 의자입니다. 곡선이 있는 의자 밑면은 흔들의자의 역할을 하며 배수 기능과 자외선 차단 기능을 가졌기 때문에 공간의 내외부에 상관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 의자의 가장 큰 특징은 사용하지 않을 때도 공간의 조형물이 되어 빛을 발한다는 점입니다. 론 아라드는 보이도 체어를 제작하기 전에 수많은 조각 작업을 하였으며, 그 조각 작품에서 약간의 곡면 변화 후 탄생한 의자가 보이도 체어이기 때문입니다.

사실상 조각 작품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다양한 각도에서 각기 다르게 보이는 즐거움도 선사하며 쉽게 만나볼 수 없는 디자인으로 공간의 포인트가 되기에도 충분합니다. 특히 실외의 정원에 놓으면 멋진 조형 작품의 역할을 수행할 수도 있습니다.

론 아라드의 작품들은 세계의 수많은 경매회사에서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마지스나 비트라에 의해 탄생하는 론 아라드의 제품들은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에 론 아라드의 조형 작품을 공간으로 들여놓을 기회를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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