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온베가, 아르코, 메짜드로. 이게 모두 한 사람의 디자인?

카스틸리오니는 단지 혁신적인 디자인을 생산했을 뿐 아니라 약 150개의 새로운 가구와 조명들을 발명했습니다. 지금도 그가 디자인한 수많은 가구와 조명들은 실시간으로 수많은 공간에 비치되고 있습니다.

다만 다소 기괴하고 당시 미의 기준에 벗어난 전위적인 디자인이 많았기 때문에 그의 디자인의 전부가 인정을 받지는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그의 작품들은 현시대의 기준으로 보아도 아이코닉 하며 감히 따라올 수 없는 유일무이한 디자인 아이콘이 되었습니다. 카스틸리오니가 만든 수많은 의자 중 아이코닉 한 의자 4 가지를 소개합니다.

알루나지오(allunagio)는 카스틸리오니가 공원을 걷다가 긴 벤치에 해가 가려져 잔디가 자라지 않는 것을 보고 고안한 의자입니다. 세 개의 다리는 당시 세계적인 이슈였던 달 착륙을 모티브로 설계 되었으며 얇은 파이프를 이용해 잔디가 햇빛을 받을 수 있는 면적을 최대한 확보했습니다. 또한 잔디를 보호하고자 벤치의 다리와 땅이 닿는 면적을 최소화 시키도록 디자인 되었습니다.

이 의자의 이름인 ‘셀라(Sella)’는 이탈리아어로 ‘안장’을 뜻하며,해당 제품이 만들어진 배경은 카스틸리오니의 개인사에서 비롯됩니다. 50년대에는 전화기가 벽에 붙어있었고, 평상시 전화를 길게 하던 아내가 잠시라도 앉아서 통화할 수 있도록 제작되었으며, 동시에 의자가 불편한 이유는 아내의 통화 시간을 줄이고자 하는 귀여운 의도가 담겨있었다고 합니다.

4개의 쿠션으로 이루어진 이 소파는 겉으로 보기에 서로 비슷한 탄성을 가지고 있는듯 하지만, 각자에 기능에 따라 전혀 다른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소파의 방석은 높아 보이지만 실제로 앉았을 때 푹 꺼질만큼 푹신하며, 팔걸이와 등받이는 앉았을 때에 안정적인 착석감을 위해 견고하고 딱딱하게 제작되었습니다. 투박한 외형이지만 라운지 체어 못지않은 편안함을 제공합니다. 아쉽게도 대중들로부터 인기를 얻지 못하였고 동시에 공정도 까다로웠던 탓에 현재는 생산되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메짜드로(mezzadro)는 평상시에 물이 잘 빠지도록 제작된 구멍 난 기존의 트랙터 의자와 자전거 안장을 결합시켰습니다. 캔틸레버식 구조를 위해 휘어진 철제를 다리로 부착한 후 잘 다듬어진 나무로 안정적이게 서있도록 붙여 새로운 형태의 의자를 제작하였습니다. 기존에 사용되던 용도에서 벗어난 세 가지 물체를 합친 재미있는 스툴 입니다.

육안으로 보았을 때에는 다소 이질감이 느껴지지만 메차드로 스툴은 생각보다 기존 의자와의 착석감이 크게 다르지 않고 편안합니다. 메차드로는 카스틸리오니의 실험정신이 뚜렷하게 드러나는 대표적인 제품입니다.